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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디바’ 전화 인터뷰 / 서울 공연 펑크내진 않겠죠? 게오르규 (중앙일보 4.23)11/04/26
27일 서울에서 공연하는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2002, 2006년 이후 5년 만이다. ‘라 보엠’ ‘라 왈리’ ‘사랑의 묘약’ 등에 나오는 노래를 들려준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루마니아 지휘자 이온마린, 테너 스테판 마리안 포프가 함께한다.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6)는 ‘뉴스 단골’이다. 지난달 뉴욕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1월 출연 예정이었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파우스트’에서 돌연 빠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의상 제작까지 들어간 상황에서 소프라노의 공백은 오페라단에 충격을 던졌다”라고 보도했다. 취소 이유는 연출이었다. 오페라 연출가 데스몬드 매커너프는 배경을 원작의 19세기에서 1차 세계대전으로 바꿨다. 게오르규는 “예술적 견해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파우스트’에서 빠지기 일주일 전 건강 문제로 뉴욕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취소했다. 2007년에는 시카고에서 ‘라보엠’을 연습하던 중 갑자기 잠적했다. 또 몇 년 전에는 ‘카르멘’에서 미카엘라 역을 맡았지만 금발 가발을 쓸 수 없다며 공연을 취소했다.

미성(美聲)과 미모(美貌)는 갖췄으나 미담(美談)은 별로 전해지지 않는 소프라노다. 그를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많은 공연에서 잡음이 일었다. 부담스럽지 않나.

“전혀. 현재 세계 무대에서 ‘노(No)’할 수 있는 소프라노는 나뿐이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어쩌면 고국에서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무대 위에서 아무 발언도 할 수 없고, 연출가나 극장 관계자의 말에 가수가 따라야 하는 상황은 독재 정권을 연상시킨다. 참을 수 없다.”

게오르규의 고향은 루마니아. 91년 세계무대에 도전했다. 89년 루마니아 민주화 혁명으로 차우셰스쿠 독재 정권이 무너진 지 2년 뒤였다. 94년 런던 로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소리의 중심이 단단하면서도 음색은 투명하고 섬세했다. 기품 있는 외모는 비극적 여주인공을 생생히 살려냈다. 이후 ‘라보엠’의 미미, ‘토스카’의 토스카, ‘나비부인’의 초초상 등을 부르며 일류 소프라노로 평가 받았다. 그처럼 가녀린 여성부터 여장부까지 두루 표현할 수 있는 이는 드물었다.

-노래는 언제 시작했나.

“열여덟 때부터 고향에서 노래를 불렀다. 루마니아에서 인구가 아주 적은 앗주드에서 태어났다.  청중도 늘 얼마 없었다. 그러다 런던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쾅, 인생이 바뀐 거다.”

-‘디바 기질’이 유별나다.

“그런가. 이번 ‘파우스트’의 경우를 보자. 나는 20여 년간 이 작품에 셀 수 없이 많이 섰다. 하지만 이번 연출가가 작곡가 구노와 원작자 괴테에 대해 얼마나 공부했는지 의심을 하게 됐다.”

사실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오페라는 가수들의 무대였다. 성악가들이 톱스타가 돼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현대로 넘어오면서 연출가의 권한이 커졌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1923~77), 캐슬린 배틀(63) 등은 콧대를 세우며 연출가·지휘자들과 싸울 수 있었지만 요즘은 잡음이 별로 없다. 청중은 연출가의 새로운 해석에 오히려 관심이 많다. 게오르규는 “무대 위에서 노래만 하는 소프라노가 갈수록 많아진다. 무대의 미학까지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해야 진정한 예술가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내로라하는 오페라 극장의 출연을 취소해도, 게오르규의 스케줄은 빼곡하다. 그는 “공연 횟수 세는 것은 몇 년 전부터 매니저에게 맡겼다”고 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또한 몇 년마다 수모를 당하면서도 그를 다시 부른다. 이만한 실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지닌 소프라노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의 오랜 경험 또한 무대를 명품으로 만든다. 헤어졌다 최근 재결합한 남편 로베르토 알라냐(48·테너)와 함께 스타 커플로 꼽힌다.

게오르규는 “특별히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목소리를 연마하진 않는다.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을 뿐이다(I just can sing)”라고 말했다. ‘착한 디바’는 아니지만 ‘훌륭한 디바’인 것은 분명하다.

▶게오르규 내한 공연=2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41-2512.

중앙일보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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