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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제시 노먼, 시간마저 비켜간 천상의 목소리 09/09/21
파일1press/42_200909210234.jpg [235.1 KB]
  
‘女파바로티’ 7년만에 내한

64세 불구 열정의 무대

지난 18일 오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여자 파바로티’라고 불리는 소프라노 제시 노먼이 7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올랐다.

노먼은 진분홍색 드레스 차림에 굵은 머리띠, 큼지막한 금빛 귀고리로 멋을 냈지만 노쇠함이 역력했다. 걸음걸이는 절뚝였고, 자세는 구부정했다. ‘과연 전성기 시절 같은 감동을 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자아낼 만했다.

하지만 그가 허리를 펴고 노래를 시작하자 분위기는 180도 반전됐다. 보통 해외 유명 성악가가 내한했을 때 한국인 성악가를 출연시켜 듀엣곡을 부르는 것과 달리, 노먼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목소리로만 무대를 채웠다. 오케스트라가 오페라의 서곡이나 간주곡을 연주하면, 이어 노먼이 그 오페라의 아리아를 부르는 식이었다.


노먼의 음역은 소프라노지만, 음색은 마치 비올라나 첼로처럼 두텁고 풍성했다. 6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소리의 결이 고왔다.

청중은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어머니도 아시다시피’에 부드럽게 녹았고, 오페라 ‘아이다’ 중 ‘이기고 돌아오소서’의 드라마틱한 표현력과 가공할 성량에 압도됐다. 극적인 부분을 부를 때 노먼은 마치 포효하는 사자 같았다.

오페라 아리아로 꾸며진 1부와 달리 2부는 대중적인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노먼은 마이크를 손에 쥐고 레너드 번스타인의 뮤지컬 넘버와 거쉰의 재즈 넘버 ‘천천히 굴러라, 달콤한 마차’ ‘최고의 날’ 같은 흑인 영가를 차례로 불렀다.

재즈에서는 목에 힘을 빼고 재즈바의 어린 여가수처럼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냈고, 흑인 영가에서는 우수에 찬 목소리로 삶의 희비를 표현해냈다. 마지막 곡으로 찬송가로도 유명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자 숨죽이고 있던 청중은 우르르 일어나 박수를 쏟아냈다.

1부에서 기운을 많이 소모한 탓인지 2부에서 지나치게 힘을 뺀 듯한 감도 있었지만, 그의 진가를 드러내기에는 충분했다.

김소민 기자/so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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